바롱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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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댕이 소갈을 보았니?

"밴댕이 소갈을 보았니?"보통 속이 좁거나 마음 씀씀이가 소심한 사람을 비유하는 표현으로 '밴댕이 소갈머리(소갈딱지) 같다'고 한다. 밴댕이는 청어과의 물고기로 몸의 크기에 비해 내장이 들어 있는 속이 아주 작다고 한다. 밴댕이는 성격이 급해서 그물에 걸린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배 위에 오르자마자 파르르 떨며 곧 죽는데, 이를 본 어부가 밴댕이는 속이 작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소갈머리'는 속마음을 가리키는 속된 말로 '소갈+머리'의 합성어이다. '소갈'은 속마음을 뜻하고, '머리'는 비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가 붙어 소갈머리가 되었다. 충남 보령 수정식당에서 밴댕이조림을 맛봤다. 주인 할아버님이 굵은 가시를 손질해 주셨다. 빨간 양념에 뽀얀 밴댕이 살들이 드러났다. 먹다 보니 ..

맛/충청남도 2023.05.16

유채꽃밭 제주말고 청주!

청주시는 ‘무심천·미호강 친수공간 조성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공간 마련사업으로 5월 5일부터 5월 7일까지 청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개최되는 도시농업 페스티벌과 연계하여 남일면 효촌리 일원 무심천변에 10,635㎡ 면적의 유채꽃밭을 조성해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아우르는 힐링공간을 제공한다.  청주시는 최종적으로 6만1601㎡로 꽃밭을 확장하고, 봄에는 유채, 가을에는 코스모스 꽃밭을 조성해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아우르는 힐링공간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5월 4일과 7일 유채꽃이 만개한 농업기술센터 인근 무심천변 유채꽃밭을 찾았다. 유채꽃 보러 비행기 타고 제주도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유채꽃과 하늘, 무심천, 나무등 어우러짐이 고왔다. 어른들이 유채꽃 사진 찍기에 푹 빠져 있는 동안 나무밑 ..

멋/충청북도 2023.05.15

양미리 수컷의 맛?

"동해바닷속 크림치즈"양미리와 까나리는 종이 다르다. 어류도감에 따르면 까나리는 농어목 까나리과의 생선이고 양미리는 큰가시고기목 양미리과의 생선이다. 동해에서 구워 먹거나 조려 먹는 다 자란 양미리의 진짜 이름은 까나리다. 서해에선 덜 자란 까나리로 액젓을 담근다. 사진 위는 양미리(까나리) 암컷의 알이고 아래는 수컷의 이리다.  양미리구이 10마리중 한마리만 수컷의 정소가 있고 대부분은 알배기다. 생선의 속사정을 알수 없으니 복불복이다.  양미리를 여러번 먹었지만 고소한 알과 담백한 살만 맛보다 처음으로 이리를 맛본다. 녹진하고 달보드레한게 혀에서 사르르 녹아 내린다. 구울때 소금으로 간해서 짭짤한게 크림치즈 맛도 난다.

맛/충청북도 2023.05.13

자연의 제 맛이 어우러진 참 맛

원주 솔밭상회는 치악산 구룡사 매표소 부근에 있는 식당이다. 감자를 직접 강판에 간 감자전과 더덕전을 맛봤다. 다른 손님 더덕구이 정식에 나온 밑반찬들도 정갈해 보였다. 엄선된 국내산 식재료만 사용한다는 문구가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횡성 산에서 재배한 더덕으로 만든 더덕구이와 더덕전, 더덕 동동주가 대표 음식이다. 도토리묵, 감자전, 수수부꾸미, 메밀전병, 라면, 어묵과 주류도 판매한다. 더덕전은 메밀 부침에 쪽파, 참나물, 매콤 달금한 양념의 더덕구이를 얹어 부쳐 내준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잘린 더덕전 맛을 본다. 담백하고 구수한 메밀의 맛, 달큰한 쪽파의 맛, 풋풋함이 살아있는 참나물의 은은한 향, 자극적이지 않게 양념을 바른 아삭하고 쌉싸름한 더덕 등 다양한 향과 맛이 조화롭게 섞이며 입에 착착 감..

맛/강원도 2023.05.10

청주 은적산 단군성전 어천대제

[단군성전(檀君聖殿)] 단군성전은 단군봉찬회가 단군왕검을 제사지내기 위해 세웠다. 1945년 제단을 만들었다가 1968년 단군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단군성전을 짓고 해마다 개천절에 제사지냈는데, 1986년부터는 유림에서 조직한 국조단군봉찬회에서 새로운 위패와 영정을 모셨으며 해마다 음력 3월 15일에 어천제, 개천제, 개천대제를 지내고 있다. 지금의 건물은 1968년에 짓고 1984년에 보수한 것으로 1998년 외삼문을 세웠다. [국조단군 어천대제 봉행] 단기4536(2023)년 5월 4일(음력 3월 15일) 어천절(御天節)을 맞아 국조단군 어천대제(御天大祭)가 국조단군청주봉찬회 주관으로 강내면 은적산 단군성전에서 열렸다. 10월 3일 개천절(開天節)은 국조단군께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겠다는 홍익인간..

멋/충청북도 2023.05.07

빨간 추억의 맛

우리식당은 보성 벌교시장 초입에 있었던 밥도 먹고 술도 먹을 수 있었던 초장집이었다. 현재는 폐업하여 운영하지 않는다. 시장분들과 현지 분들의 대폿집 겸 밥집 역할을 하던 곳으로 시장에서 구매한 식자재를 양에 따라 양념 비용만 받고 음식을 만들어 주던 사랑방 같은 곳이었다. 참꼬막 만원어치(새꼬막 약간 서비스)사 가지고 갔다. 삶는 비용은 3천원이었다. 따로 주문한 백반도 3천원에 먹었다. 직접 담그셨다는 된장으로 끓인 우거지된장국과 멸치젓, 갓김치, 멸치볶음, 도라지무침, 콩나물, 무생채등 밑반찬들이 나오고 게장을 빼고 주셔서 홍시랑 같이 나중에 주셨다. 녹차 막걸리 한잔을 곁들여 마셨다. 끓은 물에 시장에서 산 참꼬막을 넣고 입이 열리지 않게 거품이 날 때쯤 건져낸다. 빨간색 꼬막 까는 도구로 껍질을..

맛/전라남도 2023.05.05

배려는 멋이다!

"배려는 멋이다!"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 배려(配慮)의 표준국어대사전 설명이다. 청주 삼겹살 식당 식사 후 연탄불 주전자에 있는 둥굴레차를 컵에 부었다. 바로 옆 식탁으로 움직이는데도 손에 뜨거움이 전해져 바로 내려놓았다. 여사장님이 그 모습을 보고 플라스틱 컵 홀더를 내줬다. 뜨거움을 방지해 주려는 보살핌이다. 배려다. 원주 막국수 집 식사 후 종이컵에 따뜻한 면수를 담아 내오는데 여주인분이 뜨겁다며 컵을 한 개 더 겹쳐 주셨다. 이 또한 배려다. 두 식당 음식의 맛은 감각적이고 주관적인 기억으로 남았지만, 주인장들의 배려는 감성적인 멋으로 가슴에 새겨졌다. 보살펴 주려는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배려는 멋이다!

2023.05.02

육개장은 빨개?

"육개장은 빨개?"오래전에 의성전통시장 소머리곰탕 노포인 '들밥집'에 들린 적이 있었다. 둘아가신 시어머니가 시동생 몸 보신용으로 개 반마리로 개장국 해준게 동네 분들 입소문나 식당을 여시고 오랫동안 보신탕집으로 운영해 오다가 며느님이 소머리곰탕집으로 업종을 변경하셨다.​ 음식 장사에 대한 철학이 뚜렷하시고 음식 솜씨도 좋으셨던 며느님의 말씀이 기억났다. 개장국(보신탕)도 곰탕처럼 하얀 국물도 파셨고 지금도 나이 많으신 어르신분들중 일부는 곰탕을 개장국으로 알고 드신다고 하셨다.  청주 오래되고 허름한 대폿집에서 하안 그릇에 담긴 국을 받았다. 먹고 나서 알았다. 90살 넘으신 주인 할머님이 손님들 안주로 주는 개장국이었다. 의성 들밥집 여사장님이 말씀하신 맑은 개장국이 이런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

맛/충청북도 2023.05.01

나무 어르신 봄 문안 인사

"나무 어르신 봄 문안 인사" 청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 두 그루가 있다. 청주 공북리 음나무와 청주 연제리 모과나무이다. 음나무 어르신은 수령 700살이고, 모과나무 어르신은 수령 500살이다.지난 겨울철에 찾아 뵙고 4월에 봄 문안 인사를 드리러 갔다.모과나무 어르신은 4월 두 차례 찾아뵈었다. 첫 번째 찾았을 때 어르신은 봄을 맞아 산뜻하게 몸치장하셨다. 점박이 무늬 가지마다 연녹색 새순이 돋아나고, 꽃봉오리는 부풀어 오르며 새색시 볼 같은 담홍색 꽃을 수줍게 피우셨다. 일주일 후 다시 찾았을 때 어르신은 수줍게 피우신 꽃들을 땅에 흩뿌려 놓았다. 땅이 연분홍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모과나무 어르신을 찾은 후 음나무 어르신을 뵈러 갔다.  지난 겨울 찾았을 땐 모든 잎을 떨구고 하얀 눈 이불..

멋/충청북도 2023.04.30

군침이 꼴깍, 시골 장터 짜장면

최씨네짜장은 익산 여산시장에 있는 노포다. 1, 6일 여산장날만 영업한다. 장날 물건 팔러 나온 어르신들, 장구경 온 사람들, 농사일 하다 오시는 분들이 식사로 간단히 짜장면, 우동을 시켜 드시는 짜장면집이다. 코로나19 전 짜장면 보통은 2,500원, 꼽빼기는 3,000원으로 가격도 착했다. 짜장면, 우동을 안주로 술도 한잔 드시기도 한다. 시골 장터 짜장면집은 음식점도 되고 대폿집도 된다. 시장 사랑방 같은 곳이다. 기계에 치댄 밀가루 반죽을 유압식 제면기에 넣어 면을 뽑고 끓는 물에 삶아 낸다. "흐뭇한 맛은 추억을 남긴다!" 짜장면을 주문한다. 유압식 제면기로 막 뽑아 끓는물에 삶고 찬물로 한번 헹궈낸 매끈한 면위에 검은색 짜장양념을 붓고 대파를 얹어 내준다. 밑반찬은 시쿰한 묵은 김치를 하나지만..

맛/전라북도 2023.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