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네

멋/충청북도 6

기다림의 꽃, 능소화

[능소화의 전설] 옛날 어느 궁궐에 복사꽃빛 고운뺨에 자태도 아리따운 소화라는 어여쁜 궁녀가 있었다. 임금의 사랑을 받게 되어 빈의 자리에 올라 궁궐 어느 한 곳에 처소가 마련되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임금은 빈의 처소에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빈이 요사스런 마음을 먹었더라면 갖은 수단을 다해 임금을 불러들이려 했을 것이건만, 마음씨 착한 빈은 이제나 저제나 하며 임금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다른 비빈들의 시샘과 음모 때문에 궁궐의 가장 깊은 곳까지 밀려나게 된 그녀는 그런 것도 모른 채 임금이 찾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렸다. 혹 임금의 발자국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그림자라도 비치지 않을까 담가를 서성이기도 하고 담 너머로 하염없는 눈길을 보내기도 하며 애를 태우는 사이에 세월은 부질없이 ..

멋/충청북도 2023.06.27

빨간 장미와 오층석탑

청주 탑동 오층석탑은 충청북도 유형문화재로 청주 상당구 탑동의 지명유래로 의미가 있다. 통일신라 후기∼고려 전기 사이에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빛바랜 오층석탑은 끌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빨강을 뿜어낸 장미와 고층 아파트 사이에 놓여 있다. 석탑은 잃어버린 석재들로 인해 온전한 오층석탑은 아니다. 온전하지 못함도 서러운데 자연이 만든 도드라지는 제철의 고운 색과 인간이 만든 고층 건물 사이에 끼여 더 늙고 초라해 보인다. 웅장했었을 탑의 옛 모습을 볼 수 없음이 안타깝다.

멋/충청북도 2023.06.01

유채꽃밭 제주말고 청주!

청주시는 ‘무심천·미호강 친수공간 조성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공간 마련사업으로 5월 5일부터 5월 7일까지 청주시 농업기술센터에서 개최되는 도시농업 페스티벌과 연계하여 남일면 효촌리 일원 무심천변에 10,635㎡ 면적의 유채꽃밭을 조성해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아우르는 힐링공간을 제공한다.  청주시는 최종적으로 6만1601㎡로 꽃밭을 확장하고, 봄에는 유채, 가을에는 코스모스 꽃밭을 조성해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아우르는 힐링공간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5월 4일과 7일 유채꽃이 만개한 농업기술센터 인근 무심천변 유채꽃밭을 찾았다. 유채꽃 보러 비행기 타고 제주도까지 가지 않아도 되겠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유채꽃과 하늘, 무심천, 나무등 어우러짐이 고왔다. 어른들이 유채꽃 사진 찍기에 푹 빠져 있는 동안 나무밑 ..

멋/충청북도 2023.05.15

청주 은적산 단군성전 어천대제

[단군성전(檀君聖殿)] 단군성전은 단군봉찬회가 단군왕검을 제사지내기 위해 세웠다. 1945년 제단을 만들었다가 1968년 단군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단군성전을 짓고 해마다 개천절에 제사지냈는데, 1986년부터는 유림에서 조직한 국조단군봉찬회에서 새로운 위패와 영정을 모셨으며 해마다 음력 3월 15일에 어천제, 개천제, 개천대제를 지내고 있다. 지금의 건물은 1968년에 짓고 1984년에 보수한 것으로 1998년 외삼문을 세웠다. [국조단군 어천대제 봉행] 단기4536(2023)년 5월 4일(음력 3월 15일) 어천절(御天節)을 맞아 국조단군 어천대제(御天大祭)가 국조단군청주봉찬회 주관으로 강내면 은적산 단군성전에서 열렸다. 10월 3일 개천절(開天節)은 국조단군께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겠다는 홍익인간..

멋/충청북도 2023.05.07

나무 어르신 봄 문안 인사

"나무 어르신 봄 문안 인사" 청주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 두 그루가 있다. 청주 공북리 음나무와 청주 연제리 모과나무이다. 음나무 어르신은 수령 700살이고, 모과나무 어르신은 수령 500살이다.지난 겨울철에 찾아 뵙고 4월에 봄 문안 인사를 드리러 갔다.모과나무 어르신은 4월 두 차례 찾아뵈었다. 첫 번째 찾았을 때 어르신은 봄을 맞아 산뜻하게 몸치장하셨다. 점박이 무늬 가지마다 연녹색 새순이 돋아나고, 꽃봉오리는 부풀어 오르며 새색시 볼 같은 담홍색 꽃을 수줍게 피우셨다. 일주일 후 다시 찾았을 때 어르신은 수줍게 피우신 꽃들을 땅에 흩뿌려 놓았다. 땅이 연분홍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모과나무 어르신을 찾은 후 음나무 어르신을 뵈러 갔다.  지난 겨울 찾았을 땐 모든 잎을 떨구고 하얀 눈 이불..

멋/충청북도 2023.04.30

모과꽃처럼 살다 갔으면

모과꽃 - 도종환 -모과꽃처럼 살다 갔으면꽃은 피는데눈에 뜨일 듯 말 듯벌은 가끔 오는데향기 나는 듯 마는 듯빛깔로 드러내고자애쓰는 꽃이 아니라조금씩 지워지는 빛으로나무사이에 섞여서바람하고나 살아서있는 듯 없는 듯"모과꽃처럼 살다 갔으면"모과는 사람들을 네번 놀래킨다는 말이 있다. 꽃이 아름다운데 비하여 열매가 너무 못생겨서 한 번 놀라고, 못생긴 열매인데 비해 그 향기가 너무 좋아서 두 번 놀라고, 향기가 좋은 반면에 시고 떫은맛에 세 번 놀라고, 맛에 비해 다양한 효능과 쓰임새에 네 번 놀란다고 한다. 사람들을 네번 놀라게 한다는 모과의 꽃말은 '평범'이다. 도종환님은 '모과꽃' 이란 시에서 모과꽃은 눈에 뜨일 듯 말 듯 피고, 향기는 나는 듯 마는 듯 하며, 조금씩 지워지는 빛으로 녹색 나무사이에 ..

멋/충청북도 2023.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