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네

게미진 맛 3

뻘에서 자란 게미진 맛, 대갱이 무침

"먹을수록 자꾸 당기는 맛"순천 아랫장 구경을 하다가 노부부가 운영하시는 가게에서 괴기스러운 머리를 가진 건어물을 만났다. 여쭤보니 대갱이라고 한다. 망치로 두드려 조금 연해지면 포를 뜯어 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맛나다고 한다. 잘 잡히지도 않아 귀하기도 하고 손질도 번거로워서 일반 식당에선 보기 힘들다고 한다. 두들겨 놓은 게 없어 사질 못했다가 기억을 더듬어 다시 찾았다. 마침 망치로 두들겨 놓은 게 있어서 20마리 만원에 샀다. 좌측 끈에 묶은 게 망치로 두드린 대갱이고 우측은 손질 전 꼬챙이에 끼운 건조 대갱이다. 거무튀튀하다. 개소겡이 표준어고 대갱이는 순천, 벌교 쪽 사투리다. 망둑엇과 생선이다. 머리 모양이 기괴하다. 에일리언의 괴생물이나 스타크래프트 저그 종족처럼 생긴 외형이다. 전자레인지..

맛/전라남도 2023.06.19

돼지국밥+선지+국수=게미지다!

"녹진한 선지와 국수의 하모니" 나주 진미옛날순대는 송월주공아파트 삼거리 부근에 있는 순댓집이다. 나주 남평읍에도 아들분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다. 국밥 국물에 선지와 소면을 듬뿍 넣어 내주는 선지국수가 별미이다. 비가 비가 살짝 내리는 날 점심에 들려 선지국수를 주문한다. 선지국수를 담은 대접 위로 김이 모락모락 올라온다. 따뜻함이 느껴진다. 대접속엔 맑은 기름이 뜬 하야말갛고 연한 육수, 새하얀 면, 연한 갈색의 돼지 내장과 고기, 검붉은 선지, 푸른 대파, 노란 깨를 뿌린 빨간 양념간장 등의 색감이 조화롭다. 눈맛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양념간장을 섞지 않고 뜨끈한 국물을 한 술 떠먹는다. 돼지 뼈와 내장, 고기, 돼지머리에서 우러난 육수의 은은한 감칠맛과 구수함이 입안을 감친다. 뒷맛은 깔끔하..

맛/전라남도 2023.04.02

노련한 손맛은 게미지다!

"연탄불향 입은 노련한 손맛" 배진강은 강진 병영 오일시장 안에서 키 크고 곰살스러운 할머님이 운영하는 돼지 불고깃집이다. 장날에 상관없이 매일 문을 연다. 오일장날은 사람들이 붐벼 돼지불고기는 하지 않으며 백반만 판매한다. 점심땐 인근 직장 분들이 식사를 하고 한가한 시간엔 어르신들이 들려 밑반찬에 간단히 술 한잔 하시는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도 하는 곳이다. 화력 좋은 연탄불에 주인 할머님이 양념에 재워 숙성한 돼지불고기를 석쇠에 올려 굽는다. 타지 않게 번갈아 가시며 노련하게 굽는다. 노련한 손맛은 남도 게미진 맛의 시작이다. 돼지불고기를 주문하면 밑반찬이 먼저 깔린다. 토하젓, 멸치젓, 바지락 젓, 묵은 총각김치 등 수수한 시골의 맛들이다. 밑반찬 하나하나 간도 알맞은게 허투루 내는 찬이 없다. ..

맛/전라남도 2023.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