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이 쑥 내려간다"봄비가 추적추척 내린다. 세상은 시끄럽고 서민들의 삶은 시름만 늘어난다. 태평추에 막걸리 한잔 기울인 추억이 떠오른다.예천 동성분식은 30여년 전통의 태평추전문 노포다. 주인 할머님이 혼자 운영하신다. 막걸리와 태평추를 주문하면 꽃 그림이 그려진 쟁반에 자박하게 끓인 태평추, 열무김치, 얼얼하고 칼칼한 삭힌 고추지, 꼬독꼬독 씹히는 무말랭이 등을 담아 내준다.노란 양은 냄비에 담긴 태평추에 막걸리 한잔 걸친다.사르르 녹는 보들보들한 메밀묵, 아삭하게 씹히는 시금한 묵은 김치, 고소한 돼지고기가 한데 어우러진다.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이 입안을 감친다. 태평성대다. 막걸리 한잔 더 들이켠다. 시름이 쑥 내려간다.이름이 어떻든, 유래가 어떻든지 알 바 아니다. 서민들 태평성대의 꿈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