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네

맛/충청북도 11

100가지 독을 치유한다!

키에 농사지은 녹두를 까불러서 쭉정이, 티끌, 검부러기 등을 걸러낸다. 녹두의 껍질을 벗겨낸다. 색깔이 다른 녹두도 보이지만 녹색빛을 띠는 녹두가 대부분이다."자연 해독제의 구수한 맛"녹두죽은 껍질을 벗긴 녹두와 쌀을 함께 넣어 끓인 죽이다. 멥쌀과 흑미를 씻어 물에 불려 둔다. 녹두를 씻어 물을 붓고 은근한 불에 삶는다. 잘 물러진 녹두는 체에 걸러 껍질은 발라내고 알맹이는 가라앉힌다. 녹두 삶은 물에 불려둔 멥쌀과 흑미를 넣고 뭉근하게 끓인 후 녹두 앙금을 함께 섞어 잘 어우러지게 한소끔 더 끓인다. 소금으로 알맞게 간을 한다. 흰 쌀, 검은 흑미, 녹색의 녹두가 한데 어우러진 녹두죽을 한술 크게 떠먹는다. 씹을 겨를도 없이 부드럽게 식도를 타고 쑥 넘어가 버린다.  다시 한술 떠 입 안에 넣고  오..

맛/충청북도 2025.01.09

풍경이 있는 절밥

청주 구룡산 현암사는 대청댐이 내려다보이는 북서쪽 산기슭에 매달리듯 지은 절이다. 현암사의 뒷산에는 옛 성터가 남아있으며, 현암사에서 바라보는 대청댐과 대청호의 전경이 뛰어나다.현암사 경내를 둘러보고 요사채 앞 의자에 앉으니 맞아도 기분 좋을 정도로 비가 살짝 내린다. 눈은 물끄러미 앞을 바라본다. 산과 호수의 푸름이 거리를 두고 다르게 펼쳐진다. 마음이 산뜻해진다.대웅보전 스님의 불경 소리가 살며시 귓전을 맴돈다. 대웅보전 예불이 아직 끝나지 않음을 알아차리며 자연의 흥취를 즐기던 마음은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고 공양간을 찾는다. 공양간 옆 식탁에 식사 공양할 음식과 식기들이 놓여 있다. 빛바랜 작은 의자들도 보인다."풍경이 있는 절밥"11시 20분 정도 되니 공양간 옆 식탁에 식사 공양할 음식들이 차려..

맛/충청북도 2023.05.30

양미리 수컷의 맛?

"동해바닷속 크림치즈"양미리와 까나리는 종이 다르다. 어류도감에 따르면 까나리는 농어목 까나리과의 생선이고 양미리는 큰가시고기목 양미리과의 생선이다. 동해에서 구워 먹거나 조려 먹는 다 자란 양미리의 진짜 이름은 까나리다. 서해에선 덜 자란 까나리로 액젓을 담근다. 사진 위는 양미리(까나리) 암컷의 알이고 아래는 수컷의 이리다.  양미리구이 10마리중 한마리만 수컷의 정소가 있고 대부분은 알배기다. 생선의 속사정을 알수 없으니 복불복이다.  양미리를 여러번 먹었지만 고소한 알과 담백한 살만 맛보다 처음으로 이리를 맛본다. 녹진하고 달보드레한게 혀에서 사르르 녹아 내린다. 구울때 소금으로 간해서 짭짤한게 크림치즈 맛도 난다.

맛/충청북도 2023.05.13

육개장은 빨개?

"육개장은 빨개?"오래전에 의성전통시장 소머리곰탕 노포인 '들밥집'에 들린 적이 있었다. 둘아가신 시어머니가 시동생 몸 보신용으로 개 반마리로 개장국 해준게 동네 분들 입소문나 식당을 여시고 오랫동안 보신탕집으로 운영해 오다가 며느님이 소머리곰탕집으로 업종을 변경하셨다.​ 음식 장사에 대한 철학이 뚜렷하시고 음식 솜씨도 좋으셨던 며느님의 말씀이 기억났다. 개장국(보신탕)도 곰탕처럼 하얀 국물도 파셨고 지금도 나이 많으신 어르신분들중 일부는 곰탕을 개장국으로 알고 드신다고 하셨다.  청주 오래되고 허름한 대폿집에서 하안 그릇에 담긴 국을 받았다. 먹고 나서 알았다. 90살 넘으신 주인 할머님이 손님들 안주로 주는 개장국이었다. 의성 들밥집 여사장님이 말씀하신 맑은 개장국이 이런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

맛/충청북도 2023.05.01

숨은 맛! 항정살 수육

"숨은 맛"청주 깔끔한 분위기의 요리주점에 들린다. 메뉴에 항정살 수육이 보여 호기심에 주문한다. 항정살은 돼지머리와 목을 연결하는 부위로 '돼지 따위의 목덜미 부분의 살'을 이르는 순우리말이다. 항정살은 돼지 한 마리당 생산량이 적은 특수부위로 풍미가 좋으며 주로 구이용으로 이용한다. 살코기 사이에 촘촘히 박혀 있는 근내지방이 천개나 된다고 하여 '천겹살'로도 불린다. 주로 구이로만 먹은 항정살을 수육으로 맛보긴 처음이다. 하얀 접시에 기름기를 뺀 갈색과 회백색이 섞인 항정살 수육을 길쭉하게 썰어 담고 울릉도산 명이나물, 마늘, 고추, 쌈장, 부추 무침 등을 주변에 담아 내준다. 고추냉이를 넣은 새콤한 초장도 함께 나온다.항정살 수육만 먼저 입에 넣는다. 부드러움과 졸깃함이 알맞다. 지방과 살맛이 조화..

맛/충청북도 2023.04.25

햇살 담은 농밀한 가을 맛, 호박고지

호박고지는 호박을 얇게 썰어서 말린 것을 말한다. 호박오가리라고도 부른다. 호박을 반달 모양으로 썰어 소쿠리에 담아 따뜻한 가을 햇볕과 선선한 바람에 말린다. 한쪽을 완전히 말린 다음에 뒤집어 반대쪽도 말린다. 여름철 내내 식탁의 찬거리로 톡톡하게 제 몫을 한 호박이 호박고지로 변신한다. 갈무리한 호박고지는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한다. 제철 호박을 겨울철 반찬거리로 두고두고 먹으려는 어머니의 정성과 수고스러움이 담긴 먹거리다. 여름이 키우고 가을에 거둬 겨울을 준비한다. "햇살 담은 농밀한 가을 맛" 갈무리한 호박고지를 물에 불려 물기를 꼭 짠다. 프라이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볶다가 집간장으로 살짝 간을 한 후 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햇볕에 잘 건조된 호박고지가 부풀어 오른다. 색감도 푸릇하고 ..

맛/충청북도 2023.04.17

청주식 삼겹살은 오지다!

"청주식 삼겹살은 오지다!" 청주식 삼겹살은 특별히 지랑물 또는 지렁물이라 부르는 달인간장에 담가 굽거나 굵은소금을 뿌려 구웠다. 잡냄새를 잡고 육질도 촉촉하고 부드럽게 하는 비법으로 식당마다 전수되었다. 여기에 느끼함을 잡아주는 묵은김치나 파절이를 곁들여 먹었다. 이 셋이 합쳐지며 청주식 삼겹살 문화가 되었다. 청주식 삼겹살의 추억과 향수의 맛은 2012년 쇠락한 서문시장에 청주 서문시장삼겹살거리를 열었고, 2017년 처음으로 3월 3일부터 사흘 간 제1회 청주삼겹살축제도 개최하였다. 청주 삼겹살축제는 청주를 대표하는 먹거리 축제로 자리잡았다.  청주식 삼겹살은 소통의 음식으로, 삼겹살거리는 화합의 골목이 되었다. 청주식 삼겹살은 푸근하고 오지다!

맛/충청북도 2023.04.03

요술 아니 과학의 맛!

"겉과 속이 다른 맛" 청주 분식집에서 맛본 아이스크림 튀김이다. 붕어빵과 유사한 반죽 안에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다. 일반 튀김보다 높은 온도에서 튀긴다고 한다. 살짝 노릇하게 튀겨낸다. 바삭한 튀김옷 안에 차가운 바닐라향의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다.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은 건 튀김옷이 만든 공기가 아이스크림을 지켜주는 요술을 부렸기 때문이다. 아니 아이스크림과 튀김옷 사이에서 열의 이동 현상을 막은 기체층이 만든 과학의 맛이다.  반대의 맛이 어우러져 별미 먹거리가 만들어졌다. 한입 베어 문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뜨거우면서도 시원하고,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겉과 속이 다른 맛이다.  맛은 요술이 아니고 과학이다.

맛/충청북도 2023.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