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의 왕과 노련한 손맛"
장흥 지원수산 여사장님이 키조개의 내장을 손질후 날개살, 꼭지 살을 분리하고 관자를 썰어 주신다. 손질된 키조개를 들고 영춘주점으로 데려다준다. 영춘주점은 지원수산 여사장님이 소개해준 곳으로 주인 할머니 연세가 90세에 가깝다. 예전엔 백반집도 운영하였지만 현재는 몸이 힘드셔서 간단한 반찬과 찌개에 술만 판매한다.
할머님이 지원수산 여사장님이 손질해온 키조개를 그릇에 담고 채소와 굵은 소금, 참기름, 깨 등을 넣어 볶아 주신다. 요리 한 개를 뚝딱뚝딱 만드신다. 주인 할머니 걸음은 느리시지만 칼질은 빠르시다. 연륜과 내공이 쌓인 할머니 손맛을 본다.
조개의 왕이라 불리는 키조개는 두 여자의 노련한 손맛으로 잉태되어 키조개볶음이란 이름으로 태어난다.
먼저 채소와 키조개에서 우러난 뽀얀 국물을 한 술 떠먹는다. 첫맛은 짭짤하고 개운하다. 참기름의 고소한 맛 뒤로 약간 쌉싸래한 뒷맛도 느껴진다. 키조개 관자도 맛본다. 폭신하고 쫀득하다. 질기지 않게 알맞게 볶았다. 달금한 맛이 일미(一味)다. 키조개의 백미라 부를 만하다. 쫄깃하게 씹히는 날개살과 오독오독 씹히는 꼭지 살도 별미다. 참기름과 깨의 고소한 맛도 더해진 산뜻한 키조개 요리다.
막걸리를 들이켠다. 흥이 돋으며 할머님과 잔잔하게 이야기를 나눈다. 막걸리 한잔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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