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네

충북의 맛 5

숨은 맛! 항정살 수육

"숨은 맛"청주 깔끔한 분위기의 요리주점에 들린다. 메뉴에 항정살 수육이 보여 호기심에 주문한다. 항정살은 돼지머리와 목을 연결하는 부위로 '돼지 따위의 목덜미 부분의 살'을 이르는 순우리말이다. 항정살은 돼지 한 마리당 생산량이 적은 특수부위로 풍미가 좋으며 주로 구이용으로 이용한다. 살코기 사이에 촘촘히 박혀 있는 근내지방이 천개나 된다고 하여 '천겹살'로도 불린다. 주로 구이로만 먹은 항정살을 수육으로 맛보긴 처음이다. 하얀 접시에 기름기를 뺀 갈색과 회백색이 섞인 항정살 수육을 길쭉하게 썰어 담고 울릉도산 명이나물, 마늘, 고추, 쌈장, 부추 무침 등을 주변에 담아 내준다. 고추냉이를 넣은 새콤한 초장도 함께 나온다.항정살 수육만 먼저 입에 넣는다. 부드러움과 졸깃함이 알맞다. 지방과 살맛이 조화..

맛/충청북도 2023.04.25

햇살 담은 농밀한 가을 맛, 호박고지

호박고지는 호박을 얇게 썰어서 말린 것을 말한다. 호박오가리라고도 부른다. 호박을 반달 모양으로 썰어 소쿠리에 담아 따뜻한 가을 햇볕과 선선한 바람에 말린다. 한쪽을 완전히 말린 다음에 뒤집어 반대쪽도 말린다. 여름철 내내 식탁의 찬거리로 톡톡하게 제 몫을 한 호박이 호박고지로 변신한다. 갈무리한 호박고지는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한다. 제철 호박을 겨울철 반찬거리로 두고두고 먹으려는 어머니의 정성과 수고스러움이 담긴 먹거리다. 여름이 키우고 가을에 거둬 겨울을 준비한다. "햇살 담은 농밀한 가을 맛" 갈무리한 호박고지를 물에 불려 물기를 꼭 짠다. 프라이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볶다가 집간장으로 살짝 간을 한 후 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햇볕에 잘 건조된 호박고지가 부풀어 오른다. 색감도 푸릇하고 ..

맛/충청북도 2023.04.17

수제의 물증은 맛깔스럽다!

청주 사직동 골목 일반 가정집 대문 우측에 공주칼국수라 쓰인 작은 간판이 있다. 푸근한 인상의 할머님이 가정집에서 운영하신다. 단골분들만 알음알음 찿아오는 곳이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공주칼국수와는 무관하다.  방안 한켠에 손칼국수 만들때 사용한 도마와 홍두깨가 보인다. 눈으로 보이는 밀가루 흔적 뒤로 할머니의 손길이 겹쳐진다. 수제의 물증은 맛을 보장한다. 아쉽게도 현재는 영업하지 않는다."부족함이 없는 수수한 밥상" 밀가루에 콩가루를 섞은 반죽을 썰어 맹물에 끓인 칼국수만 판매한다. 칼국수를 주문하면 국물에 말아 먹게 내준 공깃밥, 조선간장에 쪽파, 청양고추를 넣은 칼칼하고 깊은 짠맛의 양념간장, 단맛 적은 짭짤하고 매콤한 고추장, 아삭한 식감과 시원하고 시큼한 맛의 잘 익은 열무김치, 자극적이지 않게..

맛/충청북도 2023.0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