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롱이네

맛/강원도

주문진 오징어를 맛보다!

바롱이 2023. 5. 29. 08:59

강릉 시내를 벗어나 주문진항으로 간다. 자연산 회를 판매하는 어민수산시장에 들른다. 백경호 남 사장님이 오랜만이라며 환한 얼굴로 맞아 주신다.​


"주문진 오징어를 맛보다!"

 

제법 씨알 굵은 산오징어 두 마리를 썰어서 몇 번 갔었던 부근 초장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얼굴 알아보시는 연세 계신 여사장님께 인사를 드린다.​

 

오징어회 사 왔다고 하니 썬 양파와 상추, 초고추장을 내준다.​

 

오징어회를 맛본다. 빨판까지 씹히는 쫄깃한 다리 살과 씹을수록 달큰한 몸통 살이 쫀득쫀득 매끈하게 씹힌다. 신선함이 입안 가득하다.​ 초장에도 찍어 먹어 본다. 익히 아는 새콤달콤한 초장의 맛에 오징어 맛은 사라진다. 초장은 모든 맛을 없애지만 쉽게 끊기 힘든 양념장이다.​

 

단조로운 느낌이 날 때 시원하고 아린 양파를 곁들여 먹거나 상추에 초고추장과 오징어회를 듬뿍 얹어 쌈도 싸 먹는다.​

 

해장용으로 라면을 주문한다. 여사장님이 달걀을 넣을까 물어보신다. 넣지 않는다.​

 

김이 올라오는 라면이 상에 오른다. 먼저 라면 국물 맛을 본다. 익히 아는 라면 국물의 따뜻하고 진한 감칠맛이 속을 환하게 한다. 숟가락질 몇 번 더해 속을 다스린 후 오징어회를 넣고 국물 한 번 더 먹는다. 산오징어의 담백하면서 시원한 맛이 더해지며 감칠맛이 중화된다.​

 

손은 제 몫 다한 숟가락은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젓가락으로 바꿔 잡는다. 크게 면과 오징어살을 집어 들고 후후 불어 입안으로 밀어 넣는다.​

 

졸깃한 라면 면발 사이로 부위와 상관없이 보들보들해진 오징어 살이 함께 씹힌다. 특유의 풍미는 줄었지만, 미끄덩한 질감은 사라지고 연한 식감이 라면 면과 잘 어우러진다.​

 

라면과 함께 내준 김치도 곁들여 먹는다. 아삭하고 시금한 맛이 더해진다. 김치맛은 배신하지 않는다. 오징어회와 싸 먹어도 그만이다. 

 

동해가 키운 제철 오징어 맛을 내장에 오롯이 저장한다.

' > 강원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릉 커피의 맛  (0) 2023.09.24
자연의 제 맛이 어우러진 참 맛  (0) 2023.05.10
성게알+라면=오지다!  (0) 2023.04.22
본전 생각이 나지 않는 맛  (0) 2023.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