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는 추억의 맛"대구 진골목식당은 중앙로역 1번출구 진골목 미도다방 맞은편에 있던 40여 년 전통의 노포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에 2020년 폐업했다. 늙은 호박전은 긁어낸 늙은 호박의 속살을 갈아 부침가루와 소금을 섞어 반죽하고 채 썬 늙은 호박도 넣는다. 기름 적게 두른 팬에 둥글납작한 모양을 만들어 노릇하게 지진다. 하얀 접시에 황금색 꽃이 피었다. 호박전의 보들보들한 식감과 은은한 단맛이 겨울철 입맛을 돋구었다. 집간장에 썬 파를 넣은 짭짤한 양념간장에 찍어 막걸리 한잔도 들이켰다. 한 접시가 순식간에 비워졌다. 고택의 정취를 품은 늙음의 맛이었다. 늙음은 맛은 젊음의 맛을 아우르고 깊은 맛을 뿜어냈다. 이젠 기억속에서만 맛볼 수 있다. 잊히는 추억의 맛이 되었다.